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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룽에서도 12명이 사망하고, 60여 가구가 소실되었습니다.
우리가 4박 5일간 바글룽에 머무는 동안 일어난 사건

하나님이 지켜 주셨습니다!
— 네팔 바글룽 기후재난 현장 보고
오늘 카투만두에 무사히 안전하게 도착하여 비로서 지난 며칠 간에 있었던 일을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한편으로 같은 시간, 같은 지역에 있다가 기후재앙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지난 9월 22일 화요일에 네팔에 왔습니다. 본래 목적은 수년동안 우리가 지원해 왔던 Holy Child School의 지원과 매주 토요일에 줌을 통해 한국어를 배워 왔던 학교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격려하고자 방문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지난 8월 26일 발생한 홍수로 인해 나무나 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삶의 터전을 잃은 기후난민들을 돕고자 불가피하게 모금도 하여 네팔에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9월 23일(수): 수요일 오전에는 네팔에서 오랫동안 사역을 해 온 윤종수 목사님을 만나 그룹홈 2곳을 방문하였고, 오후에는 카투만두 불교 사원에 마련된 임시 홀딩센터를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했습니다.
9월 24일(목): 오전에 비가 오는 우중에도 피난처 두 곳을 찾아 구호물품을 전달했고, 오후에는 원래 계획대로 Holy Child School을 방문하기 위해 포카로로 이동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외교부에서 트레킹 자제, 산간지역 방문자제 등 여행객과 네팔에 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그러나 샤히 교장 선생님은 네팔 카투만두에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고, 우리 또한 불가피하게 국도로 이동하는 것이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는 의견에 따라 Holy Child School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비와 안개로 인한 항공편 지연을 거듭 겪은 끝에 4시반 비행기가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야간 비행기로 포카라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9월 25일(금, 추석): 오전에는 Holy Child School을 방문하기 위해 가방도 맞추고, 단체복도 제작의뢰하고, 축구공과 발리공, 탁구공도 사고 여러 문구류도 샀습니다. 마트에 가서 쌀과 라면도 대량으로 사서 차에 실었습니다. 네팔에서 추석설 시장을 보는 즐거움으로 짐을 꾸렸습니다. 멀리 포카라에서 시장을 본 이유는 읍내 정도되는 바글룽시에는 거의 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했습니다. 우리가 이동하는 그 시간때만해도 계속해서 비가 내리긴 했지만 폭우 정도는 아니었기에 출발했고, 저녁 무렵 바글룽(Baglung) 지역의 'Holy Child School'에 도착했습니다. 기숙사에 주로 있었던 아이들이 나와 환호를 지르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제가 바글룽에 머무는 동안에도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린다고 생각하지는 못할 정도였는데, 밤사이 우리 마을 뒷편과 서편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지 방문 다음날 아침 곳곳에서 도로가 파손되고 우리가 건너야 했던 유일한 다리가 끊어지고 산사태로 인명이 살상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무려 12명이나 사망했고, 교회 1채를 비롯한 12채가 파괴되었습니다. 한때 '이대로 고립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무서움이 한 때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4박 5일간 바글룽에 머물면서 Holy Child School의 아이들과 감동과 슬픔, 그리고 사랑과 우애를 나누며 생활했습니다. 실제로 29일 화요일에 <염소나누기 사업>과 <한국어 도서관 개관식>을 하고 난 뒤 포카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로가 10여 곳이나 크게 파손되어 있는 곳을 보면서 심각했었구나 하는 상황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건넜던 다리를 다시 건너기는 어려웠지만 대신 우회도로를 찾아내어 무사히 이동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목격한 기후재난의 파괴력은 참담했으믕ㄹ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포카라에 도착한 이후 샤히 교장 선생님이 보내 준 언론기사를 통해 알게 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우리가 있었던 바글룽 및 간다키 주(Gandaki Province) 홍수·산사태 피해 상황은 너무나 컸습니다. 현지 정부와 언론 보도에 따른 이번 폭우 피해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방문하기 시작한 그 시기부터 3일간 이어진 폭우로 인해 칼리 간다키(Kali Gandaki) 강이 크게 범람했습니다. 전체 피해 규모 (간다키 주 기준)는 최소 14명 사망했고, 3명 부상했으며, 2명 실종된 상태입니다. 주택은 179채가 완파되었고, 300여채가 파손되가나 위기에 있습니다. 이재민은 총 512가구, 1,684명의 주민이 피난길에 오르거나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축 피해는 축사 12곳 파손이 되었고, 가축 44마리가 폐사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화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염소나누기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모두 파손되거나 유출되어 오갈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전화로 서로 협의하여 다음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안전지역 안에서만 Holy Child School의 아이들과 함게 <염소 나누기 세레모니>를 아주 간단하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샤히 교장 선생님의 각별한 배려로 Holy Child School의 졸업생 중 염소를 키워 생계를 이어가는 가정을 방문하여 모든 염소를 지속적으로 구매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눈물로 변한 바글룽(Baglung) 지역의 슬픔은 신문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니시 코라(Nisi Khola)에사만 사망자가 3명이 발굴 되었습니다. 일요일 새벽 3시 45분경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자고 있던 어머니(39세)와 어린 세 아들(12세, 9세, 5세) 등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시간 다행히도 14세 딸은 외가에 가 있어 화를 면했습니다.
타라콧(Talakot)에서만 10명이 죽었습니다.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며 59세 주민 1명이 자던 중 사망했습니다.
지화 코라(Jhiwa Khola) 시장에서는 10~12채의 집이 침수·파손되었으나, 다행히 낮 시간(오전 10시 30분경)에 물이 차올라 주민들이 미리 대피하여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인프라가 마비되었습니다. 산사태로 주요 도로가 통제되었고, 전신주와 통신 탑이 파손되어 바글룽 지역 광범위한 곳에 전기와 전화·인터넷이 모두 끊겼습니다. 이웃 지역(몌그디 및 파르바트) 피해는 더 컸습니다.
몌그디(Myagdi) 지역은 산사태로 3명이 사망하였고, 4명 실종되었으며, 수력발전소 일부 파손 및 도로 단절된 상태입니다.
파르바트(Parbat) 잘잘라 8구 파르세(Pharse) 마을은 강물 범람으로 강변 마을 전체가 휩쓸려 주택 67채가 완전 유실되었고, 23채가 유실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나님이 지켜 주셨습니다"
이번 여정은 단순한 구호 활동을 넘어, 전 지구적 기후위기가 가난하고 취약한 지역 사람들의 생명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눈앞에서 똑똑히 목격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다리가 끊기고 도로가 무너져 내리는 절박한 재난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안전한 우회도로를 열어주셨고, 긴 기다림과 위험 속에서도 저의 발걸음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시지 않았다면 카투만두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없었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지금은 안전한 카투만두에 머물며 이번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네팔의 이웃들과 집을 잃고 피난길에 오른 1,600여 명의 이재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아픔과 기후난민들을 위해, 그리고 남아있는 구호 활동과 복구 작업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기를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소식이 도움이 되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